탄생 150주년 맞은 3·1운동 숨은 주역 용성스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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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4-05-23 조회7,325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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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50주년 맞은 3·1운동 숨은 주역 용성스님>
- 탄생 150주년 맞은 독립운동 숨은 주역 용성스님
- (서울=연합뉴스) 한국불교의 청정수행 기풍을 세운 인물이자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용성(1864∼1940) 스님의 영정 초상. ㈔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이사장 법륜 스님)는 용성 스님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오는 29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념 심포지엄을 여는 데 이어 6월 5일에는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기념식을 연다. 2014.5.22 <<문화부 기사 참조. 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 제공>> [email protected]
만세운동 주도·첫 한글불경 발간…법륜스님 "시대와 직분에 충실했던 인물"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지난 8일은 독립운동가 용성(1864∼1940) 스님의 탄생 150주년 기념일이었다. 용성 스님의 본명은 백상규, 법명은 진종이다.
용성 스님은 함께 3·1운동 민족대표였던 만해 한용운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한국불교의 청정수행 기풍을 세운 인물이자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이사장 법륜 스님)는 오는 29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6월 5일에는 탄생지인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기념식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용성 스님은 불교의 지성화·대중화·생활화를 내걸고 조선시대 500년의 탄압을 피해 산 속으로 숨어들고 민간신앙에 파묻힌 불교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힘썼다.
부처의 근본 가르침을 회복하고 계율을 정비해 정법을 확립했다. 수백년 동안 승려 출입이 금지됐던 서울 4대문 안에 '대각교당'이란 도심사찰을 세웠다.
3·1운동으로 1년반 옥살이를 한 그는 감옥에서 목사들이 한글성경을 읽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옥에서 풀려나 1921년 한국불교 사상 처음으로 한글판 금강경을 출간했다.
1928년에는 '조선글 화엄경'도 펴냈다. 당시 언론이 "세종대왕도 못했던 일"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절에 풍금을 들여놓고 찬불가를 만들고 어린이법회를 열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참선수행을 하는 선농일치(禪農一致)도 실천했다.
선농일치는 자연스럽게 독립운동과 연계됐다.
만주 북간도에 대각교당과 선농당을 건설해 방황하는 동포들의 정착을 돕고 독립운동의 근거지를 마련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자금 대부분은 독립운동에 쓰였다.
용성 스님은 정도전의 '불씨잡변' 같은 유교와 기독교의 불교 비판을 반박하는 '귀원정종'(歸源正宗)이란 책도 남겼다.
법륜 스님은 "용성 스님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을 조화롭게 실천한 분"이라며 "조계종 종정의 60% 정도가 용성 스님의 문중일 정도로 그 가르침은 한국불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 독립운동가 용성스님 150주년 행사 여는 법륜스님
-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법륜 스님이 22일 서울 인사동에서 용성스님의 삶을 설명하고 있다. 법륜 스님은 "용성 스님은 승려라는 직분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의식과 시대의 염원에 깨어 있었다. 한국불교의 청정수행 기풍을 세운 인물이자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이었다"라고 말했다. 2014.5.22 <<문화부 기사 참조>> [email protected]
동산, 성철, 법정 같은 큰스님들도 용성 스님의 제자였다. 성철 스님은 "이렇게 큰 인물 밑에 있으면 앞길이 안 보인다"며 짐을 쌌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용성 스님은 독립운동가로서도 작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법륜 스님은 "3·1운동을 한용운이나 손병희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러 정황상 용성 스님이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50대였던 용성 스님은 30대 젊은이였던 한용운에게 실무를 지시했고, 손병희도 설득해 동참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용성 스님은 또 윤봉길 의사에게 삼귀오계(三歸五戒)를 주어 불자로 삼은 뒤 백범 김구에게 보냈다고 법륜 스님은 전했다.
용성 스님 문중은 함께 3·1운동을 이끈 동학과도 인연이 깊다.
용성 스님의 스승인 혜월 스님이 동학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와 친분이 있었으며, 최제우는 혜월 스님이 조실로 있던 남원 덕밀암에 은거하면서 동학 관련 서적을 집필했다.
용성 스님 문중인 법륜 스님은 "용성 스님은 승려라는 직분에 충실하면서도 늘 대중에게 다가갔고 사회의식과 시대의 염원에 깨어 있었다.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면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로 대표되는 쉬운 불교활동과 시대적 과제인 평화와 통일 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법륜 스님은 오는 8월부터 세계를 돌면서 교민 1천 명 이상인 100개 도시에서 즉문즉설을 한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관해서는 "종교인들이 역할을 하긴 해야 하는데 아직 논의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성장주의, 물량주의로는 더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 아닙니까. 조직과 체계만 새로 만든다고 생명 존중과 안전 중시 풍토가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국민적 추모제를 계획했다가 구체적 대안과 실천이 없으면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막판에 취소했습니다. 많은 걸 고민 중입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5/22 16:03 송고